가을 나들이에 좋은 수원 못골종합시장 가을 축제 완벽 가이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전통시장의 만남, 수원 시민이 찾는 골목 먹거리, 팔달문 노을 아래 사물놀이 공연까지)
수원 화성을 처음 찾았을 때, 팔달문 근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골목을 빠져나오려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들어선 곳이 못골종합시장이었는데, 그 안에서 길을 잃은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싶었습니다. 떡볶이 냄새, 순대 냄새, 튀김 냄새가 뒤섞인 골목 안에서 시장 할머니들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떡을 썰고 계셨고, 그 옆으로 교복 입은 학생들이 떡볶이 한 그릇을 사이에 두고 오붓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수원시민들의 오랜 일상이 담긴 그 풍경이 너무 정겨워서 한동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원 못골종합시장은 수원화성 팔달문 인근에 자리 잡은 전통시장으로, 매년 가을이면 바로 옆 팔달문시장과 연계해서 가을 축제를 엽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전통시장의 먹거리와 수원의 역사문화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못골종합시장 팔달문 연계 가을 축제의 매력을 실제 경험과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시장, 수원화성과 전통시장이 만나는 가을 풍경
못골종합시장이 다른 전통시장 축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시장 바로 옆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팔달문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시장 일대는 조선시대 정조 임금이 수원화성을 축조하면서 함께 조성한 상업 지구에서 비롯된 유서 깊은 장소입니다.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원 시민들의 삶과 함께해온 이 지역이 가을 축제 기간에는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수원 팔달구 팔달문로에 위치한 못골종합시장과 팔달문시장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서, 축제 기간에는 두 시장을 이어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스가 됩니다. 시장 골목을 걷다가 고개를 들면 팔달문 성곽이 시야에 들어오고, 성곽 위로 가을 하늘이 펼쳐지는 그 풍경은 다른 어떤 전통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시장 일대와 팔달문 광장에서 전통 문화 공연, 수원화성 관련 체험 행사, 지역 예술가들의 전시 등이 함께 열립니다. 수원화성 야간 개장과 연계해서 방문하면 낮에는 시장 먹거리를, 저녁에는 조명이 켜진 수원화성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축제 일정은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수원시 공식 홈페이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애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통은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버스를 이용하거나, 수원 시내버스를 타고 팔달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시장 인근 팔달문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축제 기간 주말에는 혼잡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못골시장 먹거리 탐방, 수원 시민들이 수십 년째 찾는 골목 안 진짜 맛집들
못골종합시장과 팔달문시장의 먹거리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랜 세월 수원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진득한 손맛이 있습니다. 이 일대 시장 먹거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수원 왕갈비입니다. 수원은 예로부터 왕갈비로 이름난 도시인데, 시장 안 정육점과 식당에서 파는 갈비는 백화점이나 고급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정겨운 맛이 있습니다. 가을 축제 기간에는 시장 광장에서 갈비 직화 구이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순대와 떡볶이, 튀김은 이 시장 골목의 기본 먹거리입니다. 수십 년째 같은 자리에서 순대를 만드는 가게들이 몇 군데 있는데, 직접 만든 순대를 바로 잘라서 내오는 그 맛은 프랜차이즈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시장 안쪽 골목에 자리 잡은 칼국수 가게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에 손으로 직접 뽑은 면발에 진한 국물을 부은 칼국수 한 그릇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떡 가게들도 많아서 가을 제철 재료를 넣은 인절미, 송편, 찹쌀떡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평소에 시장에서 보기 어렵던 전통 음식 체험 부스가 들어서기도 합니다. 직접 송편을 빚어보거나 전통 방식으로 강정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끕니다. 먹거리를 즐기면서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오래된 간판과 낡은 좌판 위에 쌓인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이 시장만의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직접 가본 못골시장 가을 축제, 팔달문 성곽 아래 순대 한 접시가 주는 특별한 여운
가을 축제 기간 토요일 오후에 못골종합시장을 찾았습니다. 수원역에서 버스를 타고 팔달문 정류장에 내리니 바로 앞에 팔달문 성곽이 우뚝 서 있었습니다. 높고 견고한 성곽 아래 시장 골목이 시작되는 그 풍경이 처음엔 조금 낯설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바로 옆에 전통시장이라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인데 실제로 보면 이상하게 잘 어울립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축제 기간답게 평소보다 활기가 넘쳤습니다. 입구 쪽에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부스가 늘어서 있었고, 그 옆으로 전통 공예 체험 코너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송편 빚기 체험을 하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저는 먼저 시장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 순대 가게를 찾았습니다. 오래된 가게 앞에 쪄내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고, 할머니 한 분이 능숙하게 순대를 잘라 접시에 담아주셨습니다. 간이 테이블에 서서 새우젓에 찍어 먹는 순대 한 점의 맛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쫄깃한 껍질과 든든한 속 재료가 어우러져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웠습니다. 팔달문 광장으로 나오니 작은 무대에서 사물놀이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꽹과리 소리가 시장 골목까지 울려 퍼지고, 그 소리에 이끌려 나온 시장 상인들도 공연을 구경하며 손뼉을 쳤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문득 이 장면이 200년 전 수원화성 축조 때 장터에서도 비슷하게 펼쳐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팔달문 성곽이 노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시장 골목을 걸어 나오면서 돌아본 그 풍경, 노을 아래 팔달문과 그 아래 이어진 시장 지붕들이 한 화면 안에 담기는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역사와 일상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이 또 있을까, 못골시장 가을 축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여행이었습니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애 앱: www.sijangsine.com
- 경기관광공사 공식 사이트: www.ggtour.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