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에 좋은 서울 망원시장 가을 문화장터 (동네 시장이 예술 공간으로, 닭강정·고추튀김 먹거리, 버스킹과 플리마켓까지)
망원시장을 처음 알게 된 건 유명 먹방 유튜버의 영상을 통해서였습니다. 영상 속 시장은 좁은 골목 안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고, 모두가 무언가를 손에 들고 먹으면서 걷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생동감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처음 방문했을 때 영상보다 실제가 훨씬 좋았습니다.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나와 5분도 채 걷지 않았는데, 골목 어귀부터 닭강정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포은로8길 14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홍대와 합정 사이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동네 시장입니다. 오래된 전통시장의 정겨움과 젊고 감각적인 마포 지역의 감성이 절묘하게 섞인 이 시장은, 매년 가을이 되면 문화장터라는 이름의 축제로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오늘은 망원시장 가을 문화장터의 매력을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동네 시장이 예술 공간이 되는 순간, 망원시장 가을 문화장터가 특별한 이유
망원시장 가을 문화장터가 다른 전통시장 축제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시장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인다는 점입니다. 인근 홍대와 합정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예술가들과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시장 골목 안으로 들어와 플리마켓을 열고, 버스킹 공연이 시장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오래된 반찬 가게 옆에 수제 액세서리 부스가 들어서고, 정육점 앞에서 어쿠스틱 기타 공연이 열리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은 곳이 망원시장입니다. 축제 기간에는 시장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평소에는 팔지 않던 계절 한정 메뉴를 선보이거나, 직접 만든 소스나 반찬을 시식용으로 내놓는 상인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문화장터 기간의 망원시장은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러 오는 공간이 됩니다. 망원시장은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가을 문화장터를 개최하며, 정확한 일정은 망원시장 공식 SNS 채널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애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망원1동 주민센터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합정역이나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오는 방법도 있어서, 주변 카페와 상권을 함께 즐기는 코스로 방문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닭강정, 고추튀김, 수제 고로케, 한 손에 들고 걸어야 제맛인 망원시장 먹거리 이야기
망원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손에 들고 걸어 다니며 먹는 것입니다. 이 시장의 골목은 넓지 않아서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눈에 띄는 것을 하나씩 집어 드는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망원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1순위는 단연 닭강정입니다. 바삭하게 튀긴 닭에 달콤하고 매콤한 소스를 버무린 망원시장 닭강정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제는 시장 방문의 목적 자체가 된 메뉴입니다. 양이 넉넉하고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한 봉지를 사서 여럿이 나눠 먹기에도 좋습니다. 고추튀김은 망원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메뉴입니다. 청양고추 안에 당면과 채소를 채워 넣고 튀긴 이 간식은, 한 입 깨무는 순간 예상치 못한 맛의 조합에 놀라게 됩니다. 맵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튀김옷과 속 재료의 맛이 고추의 매운맛을 잡아줘서 생각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수제 고로케는 가을 축제 기간에 특히 인기를 끄는 메뉴입니다. 시장 안 작은 가게에서 하나씩 손으로 빚어 만드는 고로케는 속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갓 튀겨낸 것을 바로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가을 시즌에는 고구마와 밤을 넣은 시즌 한정 고로케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먹거리 외에도 시장 안 청과물 가게의 제철 과일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가을에는 사과, 배, 감 등 제철 과일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먹거리를 즐기고 나서 장을 봐 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직접 가본 망원시장 문화장터, 낯선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먹는 그 느낌이 오래 남았습니다
가을 문화장터 기간에 맞춰 망원시장을 찾았습니다.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골목 입구부터 사람이 많았습니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이미 시장 안은 제법 붐볐습니다. 시장 입구 쪽에는 핸드메이드 액세서리와 소품을 파는 플리마켓 부스들이 늘어서 있었고, 작가들이 직접 앉아서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닭강정 가게 앞에 줄을 섰습니다. 1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받아든 닭강정 한 봉지를 들고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좁은 골목 양옆으로 반찬 가게, 청과물 가게, 떡집, 생선 가게가 이어졌는데, 그 사이사이에 축제 기간 한정으로 들어온 팝업 부스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고추튀김은 지나가다 냄새에 이끌려 사게 됐습니다. 처음엔 맵겠다 싶어서 망설였는데, 옆에 서 있던 어머니뻘 되는 분이 맵지 않으니 꼭 먹어보라고 권하셔서 도전했습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한 튀김옷과 함께 당면의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고, 생각보다 전혀 맵지 않아서 한 개를 금세 다 먹어치웠습니다. 시장 안쪽 작은 광장에서는 통기타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공연을 위해 모인 건 아니었지만,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발길을 멈추고 서서 듣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수제 고로케를 손에 들고 서서 공연을 듣는데, 옆에 서 있던 초등학생이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혼자 웃었습니다. 망원시장 문화장터에서 느낀 가장 큰 매력은 소박함이었습니다. 대규모 공연도, 화려한 조명도 없었지만 시장 상인과 방문객과 예술가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 분위기가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거창한 이벤트 없이도 사람 냄새 가득한 시장 골목 안에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망원시장 문화장터가 매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 망원시장 공식 인스타그램: @mangwon_market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애 앱: www.sijangsine.com
